문화도시 2화 : 지금 통영을 배경 삼아 예술을 이어가는 사람들

작가 박경리는 “통영은 예술가를 배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진 곳이다”라고 말하며 통영 문화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수려한 자연 환경이 예술적 분위기를 빚어내는 밑바탕이 되었다면 삼백 여 년 이어진 통제영의 역사는 든든한 기둥이 되었다. 생활 양식이 달라지고 문화가 변하며 그 영광은 조금씩 희미해졌지만 그 솜씨마저 퇴색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통영 곳곳에는 조선시대부터 대를 이어 가업을, 전통 공예의 맥을 잇는 장인들이 자신의 공방을 지키며 묵묵히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전통에 기반하고 있지만 현대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그뿐이랴. 근대사를 빛낸 통영 예술가들의 예술성을 이어받은 젊은 작가들이 바로 지금 통영의 자연과 문화를 배경 삼아 글을 짓고, 화폭에 담으며, 극을 창작하고 있다. 시대를 넘어 최고의 경지에 올라선 공예 작품들과 그 작품을 만드는 장인 정신을 일상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 발 닿는 곳마다 새로운 예술을 만날 수 있다는 것, 통영이 문화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이유다.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자연에서 예술가들이 태어났고, 예술가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예향으로 거듭난 통영.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통영 문화예술의 숨은 이야기들을 하나둘 나눠보려 한다. 박경리로 대표되는 통영 대표 문인들의 영감을 끌어낸 통영 12공방부터 윤이상이라는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하고 화가 이중섭의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이곳 통영의 문화예술의 역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 깊고 풍성한 예술의 바다로 떠나는 여행길에 당신을 초대한다.

통영에는 나라에서 지정한 국가무형유산 종목만 아홉입니다. 인구 15만 명 겨우 되는 조그마한 도시에 이렇게 있다는 게 정말 엄청난 겁니다.

⎯ 국가무형유산 염장 조대용

내 어머니와 내 춤의 어머니, 그리고 내 모든 것의 원천인 통영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후배 양성을 하고 싶다. 고향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 국가무형유산 승전무 엄옥자

내 그림을 키운 건 아버지(윤이상)와 음악과 바다다. 통영 바다에 정착해 음악과 공명하면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화가 윤정

통영의 예술적 DNA는 바다의 깊이와 섬의 고요를 품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조적 원형질이다.

⎯ 화가 전영근

통영은 내게 주어진 큰 선물이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고, 잠시 떠났던 몇 해를 제외하고는 모든 날을 통영에서 보냈기에 나는 화가가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화가 김재신

통영의 문화예술은 내 삶의 에너지이자 나의 공예 작업의 원동력입니다.

⎯ 누비공예가 박경희

예술이 거의 전 장르에 걸쳐 상당한 신화의 아름다움이 구비된 땅이 충무였다. 그 아름다움은 충무의 대표적인 자연, 곧 바다와 연결되어 있었다.

⎯ 시인 곽재구

통영은 예향이고 맛의 고향인 동시에 섬 왕국이기도 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에 위치한 통영 바다의 물빛은 청보석처럼 푸르다. 그 푸른 물빛으로 인해 통영 섬들 또한 청보석처럼 빛난다.

⎯ 시인 강제윤

해안선마저 오밀조밀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언덕길에서 내려다보는 통영항은 얼마나 아늑하고 어여쁜지... 이 자유로운 지형이 당대의 예술가들을 배출하고 키웠나 보다.

⎯ 소설가 강석경

통영 바다는 이순신의 바다이자 이중섭의 바다다. 전쟁과 예술이 어디서 만나 어떻게 충돌하고 언제 화해하는지, 나는 통영을 쓰며 배웠다.

⎯ 소설가 김탁환

통영. 내 모든 작품이 그곳을 향해 있더라는 말씀을 듣던 날, 나는 노트북 위에 얼굴을 묻고 조금 울었다. 그곳이 내 고향이 아니었다면 나는 소설 같은 건 쓸 수 없었을 것이다.

⎯ 소설가 반수연

아버지(김춘수 시인)가 통영 통영, 생전에 입버릇처럼 그토록 그리던 이유를 통영에 와서야 알았다.

⎯ 조각가 김용삼

마치 다 안다는 식의 관조적 태도로 포장하기 쉬운 '나이의 등' 뒤에 절대 숨지 말라며, 통영바다는 무명씨인 나에게 싱싱하고 건강한 손을 내민다.

⎯ 전 김해문화재단 대표이사 손경년

어선들이 오가는 소리, 물빛, 비릿한 내음 모든 것이 아름답다. 통영의 항상 익숙한 것들, 바다에서 나는 모든 것이 새롭고 사랑이다.

⎯ 통영음식문화연구소 이상희